자폐 스팩트럼 장애란 뇌의 발달장애의 일종입니다. 가장 중요한 특성은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안에서 타인의 행동을 살펴서 거기에 맞춰서 나의 행동을 집단 안에 어울리도록 바꿔나가는 기술이 일반적인 사람들과 조금 다른 것인데요. 자폐 스팩트럼 장애는 크게 2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첫 번째는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대화나 관심사, 정서 등을 상호적으로 타인과 주고받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한, 비언어적 상호작용인 눈 맞춤, 제스처, 표정 같은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이 힘들어서 자기가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행간에 숨은 뜻을 파악하기도 어려워합니다. 그로 인해 사람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이 3가지 조건에 해당이 된다면 자폐 스팩트럼 장애라고 진단합니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의 두 번째 특징은 관심사가 좁고 반복적이고 패턴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반복적인 행동과 변화를 싫어하거나 관심사가 좁고 깊고,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감각적인 것에 대해 너무 예민하거나 반대로 너무 둔감하기도 합니다. 이 4가지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자폐 스팩트럼 장애로 진단합니다.
실제로 아이의 기질이나 발달의 특성 자체적인 측면으로 위의 기준에 해당되더라도 자폐 스팩트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진단이 어려운 병입니다. 따라서 이 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의사소통, 사회성 능력 같은 것들이 발달 단계의 나이, 아동이 가지고 있는 다른 능력과 잘 일치하는지를 면밀히 전문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를 지적장애와 혼동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둘 다 뇌의 발달장애에 속한다는 것은 같지만, 조금은 다른 개념입니다. 지적장애는 인지적인 능력,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또래 아이들보다 낮아서 언어나 학습, 일상생활 적응 기술, 사회성 기술 같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발달이 잘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반면에 자폐 스팩트럼 장애는 지능이나 인지적인 능력, 언어 능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사회성, 의사소통, 본인의 관심사를 추구하는 방식이 질적으로 다른 것이죠. 그래서 최근 유행했던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나오는 '우영우'처럼,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페 스팩트럼 장애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 발생에는 유전자가 많은 역할을 합니다. 약 80%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얘기하는데요. 여기에는 윗 세대로부터 받은 유전자의 조합과 유전자 돌연변이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 중 자폐 스팩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이 많으면 다른 구성원도 똑같은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조금 높아집니다. 요즘에는 출생 당시에 아버지의 나이가 40세 이상으로 좀 많으면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이 조금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나머지 20%는 환경적인 영향입니다. 이는 아이가 태어난 후에 아이를 어떻게 양육했는지와 같은 후천적인 환경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좀 더 어린 시기의 생물학적인 환경, 예를 들어 아이를 임신했을 때 태내의 생물학적 환경 같은 것들을 의미합니다. 임신 중 흡연, 음주 등이 요인이 될 수 있고, 약물이나 감염 등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혹시라도 양육방식이 잘못되거나 같이 시간을 보내주지 못해서 발달장애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며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지금부터 설명드릴 것은 생후 36개월 이전 아동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위험 징후들입니다. 아래의 행동들이 한두가지 관찰된다고 바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행동들은 아이들의 사회성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연령에 맞게 발달하지 않고 있다는 징후에 불과합니다.
첫 번째, 가장 중요한 것은 눈맞춤을 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다른 사람의 접근에 반응할 때 모두 눈 맞춤을 사용합니다. 아동이 대체로 보호자의 얼굴이나 눈 주변을 잘 쳐다보지 않는 것 같다면 이것은 사회성이 잘 발달하지 않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름을 부를 때 반응하거나 잘 돌아보지 않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 이름을 부르면 이를 인지하고 돌아보는데요.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하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은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아이가 갖고있는 관심사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는 시도를 잘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보통 18~24개월쯤 되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 인상적인 것, 함께하고 싶은 것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친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합니다. 이때 손으로 가리키는 것이 가장 흔하며, 들어서 보여주거나 가져다 건네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24개월이 되어도 그런 행동을 잘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아이와 무언가를 공유하려고 할 때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번째, 표정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입니다. 아주 어린 아기들도 타인이 기분좋은 이야기를 하거나 얼러주거나 하면 거기에 반응해서 웃곤 하는데요.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별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뭔가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하면 가까운 보호자의 얼굴 표정을 살펴서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서 자기 행동을 결정하는 등의 행동을 잘하지 못하는 것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위험 징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서 말씀드린 관심사가 좁고 반복적인 것, 예를들어 어떤 물건에 몰두하거나 하루 종일 특정한 장난감만 가지고 놀거나 같은 행동을 너무 오랜 시간 반복하는 특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점은 모든 아이들이 발달 과정 중에 이런 행동들을 보이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때문에 의심행동이 있다고 모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놀이가 다른 놀이로 잘 전환이 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을 저해할 정도의 강한 특성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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